1. 보리심에 대하여
우리는 먼저 성품을 깨치고 남을 돕겠다는 굳은 결심을 해야 합니다.
이미 오계나 십계를 받은 이는 언제 계를 열고 닫는지 알아야 합니다.
‘작은 나’를 버리고 ‘진짜 나’가 되어야 합니다.
본래 성품에 ‘이것, 저것’이란 없고,
커다란 맑은 거울에 좋고 싫은 것이란 없습니다.
2. 마음 가짐에 대하여
‘내’ 견해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개인적인 견해를 고집하여 남과 논쟁하지 마십시오.
‘내’ 견해에 집착하고 기대면 자신의 수행을 파괴할 뿐입니다.
아집을 내려 놓을 수 있을 때 그것이 바로 진정한 불교입니다.
특별한 용무가 없는 곳에 가지 마십시오.
본인과 관계없는 이야기는 듣지 마십시오.
욕망, 분노 또는 무지의 나쁜 업보를 만들지 마십시오.
‘이번 생에 마음을 열지 못하면
단 한 방울의 물도 소화해 낼 수 없으리라.’
3. 행동거지에 대하여
항상 남들과 같이 행동하십시오.
남들보다 우월해 보이려고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삼가야 됩니다.
수행처에서 오만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돈과 성욕은 독사와 같으니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선방에서는 항상 앉아 있는 사람의 뒤쪽으로 다니십시오.
법문과 예불의식에는 바른 몸가짐과 옷 매무새를 갖추어야 합니다.
선방에서는 크게 말하거나 웃지 마십시오.
절 바깥의 일로 나가 예불이나 공양 시간에 참석하지 못할 때 절에서 출발 전에 미리 소임자에게 알리십시오.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은 사랑으로 대하십시오.
항상 크고 개방적인 마음으로 생활해 보십시오.
아픈 사람을 만나면 자비심으로 도와주십시오.
손님은 친절하게 환대하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십시오.
덕망 높은 손님이 절을 방문하면 공손한 말과 절로써 예를 갖추어야 합니다.
늘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합니다.
항상 남을 돕는데 마음을 쓰도록 합니다.
사람들과 장난하거나 잡담은 삼가세요.
다른 사람의 신발이나 옷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경전에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잠을 많이 자지 마세요.
경솔히 행동하지 않도록 조심 해야 합니다.
나이 든 분이나 우대해야 하는 분들은 당신 앞에 자리하게 하세요.
절의 사소한 문제를 방문객과 이야기하여 소문을 만들지 말 것이며, 절 밖으로 나가서는 절의 좋은 점들을 이야기하도록 해야 합니다.
음주나 색은 사람들을 무분별하게 하여,
나쁜 업을 만들고 자신의 수행을 망칠 뿐입니다.
중심을 바로 잡아 바르게 생각하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이면 그러한 욕구들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자신이 위대하고 이미 대 자유인이라는 자아도취적인 생각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이미 진정한 불교를 버린 사람입니다.
항상 나 자신을 보려고 노력할 뿐, 타인의 행동을 판단하려 하지 마세요.
살생, 도둑질, 색욕 등의 나쁜 업을 짓지 않도록 합니다.
본래 무일물인데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서 6년간 정좌하였고,
달마 대사는 소림굴에서 9년간 면벽하였으니,
내 안의 벽을 무너뜨릴 수만 있다면
시공을 초월하여 무한을 체득하리요.
4. 말에 대하여
사악한 세치 혀가 그대를 파멸로 이끌 수 있으니,
병마개를 닫아 놓듯이 항상 잘 간수하십시오.
오직 필요할 경우에만 입을 열도록 합니다.
보살의 마음으로 항상 좋은 말만 하고
절에서 비속한 말들을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다투는 이들을 보면 싸움을 부추기는 말을 하지 말 것이며,
충심 어린 말로 성냄을 가라 앉히고 화해하도록 도우십시오.
거짓말, 과장된말, 이간질, 악담 등으로 나쁜 업을 만들지 마십시오.
옳게 답하지 못한 어떤 이가 500생을 여우로 태어난 적이 있습니다.
후에 올바른 한마디 말을 들은 인연으로 여우의 몸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옳지 못한 말인가?
입을 열면 30방을 맞을 것이고
입을 열지 못해도 30방을 맞을 것이다.
이 화두(공안)을 놓지 말라.
개는 멍멍 짖고, 고양이는 야옹 야옹 한다.
5. 음식(공양)에 대하여
어느 선사가 말씀하시기를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고 했습니다.
일에는 내적인 일과 외적인 일,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내적인 일은 맑은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고
외적인 일은 이기적인 욕구를 버리고 남을 돕는 것입니다.
먼저 일하고 공양하십시오.
말없이 먹고 불필요한 소리를 내지 마십시오.
먹을 때는 자신에게만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상관하지 마십시오.
주어진 음식에 감사하고, 좋고 싫은 마음을 내지 마십시오.
먹는 데서 만족을 찾지 말고,
수행을 하기 위해 음식을 섭취한다는 자세가 필요 합니다.
평생 아무리 좋은 음식만 먹는다 할지라도 육신은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위대한 길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좋다, 나쁘다’라는 생각만 놓아 버리면 됩니다.
소금은 짜고, 설탕은 답니다.
6. 정진에 대하여
정진 시간에는 다른 사람과 똑같이 움직여야 합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도록 항상 자신을 상기 시키세요.
염불 시간에는 목탁을 따를 뿐, 좌선시간에는 죽비를 따를 뿐.
염불과 좌선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 그에 맞게 정진 하십시오.
내 나쁜 업이 거대한 산처럼 쌓여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고,
절을 할 때 참회하십시오.
본래부터 업에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일 뿐입니다.
마음이 소멸되면, 따라서 업도 소멸합니다.
마음도 공하고 업도 공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것이 바로 진정한 참회입니다.
참 성품을 깨닫고, 보살도를 펼칠 수 있도록 서원을 세우십시오.
계곡에서 소리치면,
큰소리는 크게 메아리치고
작은 소리는 작게 메아리칩니다.
7. 법문에 대하여
선사의 법문을 들을 때는 마음을 맑게 가지세요.
말에 집착하지 말고, 생각을 비워
법문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나는 이미 다 이해하고 있으니, 이런 법문은 내게 소용 없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한 생각은 망상입니다.
질문이 있으면 법문이 끝난 뒤 선사님께 물으세요.
뱀이 물을 마시면 물이 독이 되고, 소가 물을 마시면 물이 우유가 되듯이,
무명에 집착하면 생사를 만들게 되고, 맑고 고요한 마음을 챙기는 순간 부처가 됩니다.
생사지대사에(삶과 죽음의 큰 일) 시간은 결코 사람들 기다려 주지 않으니,
만일 내일 죽는다면 어떤 몸을 얻을 것인가?
이보다 중대한 일이 무엇이던가!
서두르고 서두르라!
파란 하늘, 푸른 바다는
부처의 본래 면목이요,
폭포 소리, 새의 지저귐은
위대한 경전의 말씀이라.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발 밑을 잘 살피라!
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구름은 하늘을 떠나갑니다.